사설검증 주소





지난 19일 중국 우한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 국적 여성(35)이 ‘우한 폐렴’에 감염됐다고 질병관리본부가 20일 공식 발표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우한 폐렴’ 확진자가 확인된 것이다.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 우한 폐렴 환자가 발생한 것은 태국, 일본에 이어 한국이 세번째다. 폐렴 바이러스가 국경을 넘으면서 우리도 더 이상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됐다. 질병관리본부가 이날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했지만, 더 높은 단계의 방역과 경각심이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의회가 심의 중인 내년도 국방예산 법안에서 한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으며, SMA 협상에서 이를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2020 회계연도 국방수권법 법안에서 상원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2.5%인 한국의 국방비 지출이 미국 동맹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면서 “상당한 분담 기여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상원은 한국이 ‘캠프 험프리스’ 기지 건설 등 직접비용 분담과 동맹 관련 지출을 통해 상당한 재정적 기여를 해왔다면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공동의 이익과 상호존중, 한국의 상당한 기여를 적절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 하원도 법안에서 한국·일본에 요구할 분담금의 세부 내용을 국방장관이 제출토록 했다. 행정부가 적정한 수준의 분담금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세목별로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미 의회가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에 대한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요구를 견제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해도 틀리지 않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미국을 향해) 충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머지않아 새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적대시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한반도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며 대미 강경 노선을 선언했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혀 대화의 여지도 남겼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 대신 당 전원회의를 통해 ‘새로운 길’을 제시했는데 긍정적, 부정적 신호가 뒤섞여 있다.


이러다가 신종 코로나가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복병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일시적 금융지표 흔들기를 넘어 국가 간 교류나 소비를 위축시키면서 경제를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 한국 경제는 외국과의 무역을 통해 꾸려왔다. 신종 코로나의 진원지인 중국의 경제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는 수출의 26%를 차지하는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대형 악재다. 지난해 경제의 부진을 돌파하겠다고 나선 한국 경제가 연초부터 큰 장애물을 만난 것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온라인상에서는 ‘짱깨’(중국인 비하 표현), ‘중국인은 바이러스’ 등 자극적인 중국인 혐오 표현이 번지고 있다. 길을 가던 중국인에게 “꺼져라”고 소리치고 ‘중국인 출입금지’를 내건 식당도 등장했다. “중국인 관광객을 전부 송환해야 한다”는 등 야당 의원들의 거친 발언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인 혐오는 한 가지 예일 뿐이다. 최근 트랜스젠더 여성의 숙명여대 합격과 관련한 논란, 프로농구 귀화선수 라건아가 공개한 일부 누리꾼들의 “검둥이” “네 나라로 돌아가” 등 인종차별적 표현에 이르면 아연실색할 정도다. 우리 사회의 인권감수성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과 걸맞지 않게 지체돼 있다. 반복되는 ‘인권후진국’ 지적을 이젠 개선해야 한다.


일몰이 확정되기 전 자치단체가 매입해 보존하는 것이 순리지만 재정상태가 열악한 자치단체가 적지 않은 현실을 감안해 중앙정부가 선별적으로 국고를 지원하는 방안이 추진됐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관련 법개정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선별적 국고지원 방안이 국토교통부의 반대로 제외됐다. 사유지가 아닌 국공유지에 한해 도시공원 해제를 10년 유예하는 방안은 의결됐지만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로 이마저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공직자 출신이라고 정치를 하지 말란 법은 없다. 오히려 공직 근무 경험이 국회의원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지나칠 정도로 그 수가 많다는 점이다. 벌써 청와대를 향해 ‘출마 대기소’란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이들이 제대로 일을 했겠는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공직 인사가 효율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가 아니라 예비 출마자의 ‘스펙 쌓기’를 위한 것이었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국회의장과 여야가 추천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위원 9명의 임명을 재가했다. 자격 논란이 일었던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를 포함해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이종협 예비역 소장과 차기환 변호사 등에 대해 어쩔 수 없이 ‘적격’으로 판단한 셈이다. 이로써 지난해 9월 5·18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1년 넘게 질질 끌어오던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출범하게 됐다. 진상규명위원회가 조속히 가동돼 5·18의 남은 진실을 밝혀주길 기대한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한·이란관계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 상황은 좋지 않다. 미국이 지난 9월 테러지원을 이유로 이란 중앙은행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이란과 의약품 등 인도적 교역마저 중단됐다. 이란 중앙은행이 국내 시중은행에 개설한 원화계좌도 동결돼 이란 당국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물론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한국에만 적용되는 것은 토토검증 아니고, 외교 당국도 제재를 풀기 위해 미국과의 협의에 나서고 있지만 좀 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그동안 대통령 주재 시·도지사 간담회는 가뭄에 콩 나듯 비정기적으로 열려왔다. 문재인 정부 들어 5차례 있었고, 박근혜 정부 때는 임기 내내 세 번뿐이었다. 한번씩 돌아가며 얘기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에 당면 현안을 논의하는 데 대해 항상 갈증과 불만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제2 국무회의’ 신설을 약속했다. 청와대는 지난해 3월 헌법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를 지향한다’는 조항을 명시하고 ‘국가자치분권회의’를 신설하는 내용의 지방분권형 개헌안을 내놨지만, 국회에서 무산된 바 있다. 개헌한 것만은 못하지만 대신 같은 기능을 하는 협력회의를 법률로 뒷받침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새 법률안엔 국가와 지자체는 회의 결과를 존중하고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의무조항까지 담겼다. 회의체에서 논의된 내용이 중앙과 지자체에서 그대로 집행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공허한 말만 오가는 자리가 아닌, 실속 있는 운영이 기대된다.


일본은 회담 나흘 전인 지난 20일 반도체 소재인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수출규제 완화 조치를 취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일본은 수출규제의 원상회복 절차에 검증놀이터 속도를 내주기 바란다.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해서도 해법 마련에 지혜를 모아줄 것을 당부한다. 두 정상이 한목소리로 밝힌 ‘솔직한 대화’가 향후 양국관계를 풀어나가는 기본 덕목이 될 필요가 있다.


세월호 참사는 발생 5년이 지났지만 핵심 진상은 여전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정부 토토사이트 때 꾸려진 1기 특조위는 ‘세금도둑’이란 막말 등 정부·여당의 공공연한 흔들기로 조사 기간 내내 개점휴업이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여론 비판이 일면서 세월호참사특조위와 가습기살균제국정조사특위의 미진했던 점을 보완하기 위한 ‘사회적 참사법’이 2017년 말 통과됐고, 이에 따라 지난해 2기 특조위가 꾸려졌다.


신종 코로나 여파는 금융시장을 넘어 글로벌 해외놀이터 실물경제로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 중국에 공장을 두거나 부품을 공급받는 각국 기업들은 인적 이동과 물류가 막히면서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현대·기아차와 쌍용차 등의 해외놀이터 국내 공장은 배선 결합체인 ‘와이어링 하네스’를 중국 현지에서 공급받지 못해 감산 조치에 들어갔다고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중국에 진출한 반도체 기업들은 물류여건 악화로 원부자재의 국내 조달과 완제품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난 주말 백화점 매출이 지난해보다 10% 안팎으로 감소했고, 숙박업과 외식업도 충격을 받는 등 국내 소비도 얼어붙었다. 사드사태로 급감한 중국 관광객이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국내 소비심리도 막 바닥을 탈출하려던 시기에 신종 코로나에 또다시 발목을 잡힌 셈이다.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24일 특조위 위원인 김기수 변호사의 첫 출근에 맞춰 사퇴 촉구 시위를 벌였다. 앞서 지난 23일 인사혁신처는 한국당이 추천한 김 변호사를 비상임위원으로 임명통보했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가 특조위에 신청한 김기수 위원 제척기피 신청건을 논의할 예정이었던 특조위 전원위원회는 취소됐다. 특조위 소속 조사관조차 김 위원 반대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김 위원은 자신이 대표인 인터넷 매체 ‘프리덤뉴스’가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로 몰아가고 모든 진상조사가 끝났다고 주장하는 보도를 계속해와 유가족들로부터 ‘2차 가해자’라는 비난을 자초한 인물이다. 유가족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교육부가 사학재단 설립자와 그의 친·인척을 학교법인 개방이사 대상에서 제외해 족벌경영을 차단하는 내용의 ‘사학혁신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설립자와 이해관계가 있는 인사의 임원 취임을 막아 재단 운영에 공정성을 기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비리를 저지른 임원은 즉각 퇴출키로 했다. 사학비리를 구조적으로 차단하겠다는 혁신의지를 담은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정을 총괄하는 대통령의 신년 메시지는 무게감이 남다르고, 그런 만큼 한 글자도 허투루 여길 수 없다. 하지만 이날 언급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북한이 ‘경제·핵무력 병진 노선’으로 회귀할 것을 시사하며 북·미 대치국면이 조성돼 가는 정세에 대한 엄중한 인식이 더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 정세를 ‘한반도 평화를 향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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